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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저가 자동차시장을 강력하게 파고들면서 한국의 잠재적 경쟁자로부상하고 있다. 그 동안 중국은 자동차 수입이 수출을 앞섰지만 올 들어 처음 물량기준으로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순수출국가로 전환됐다. 비록 수출물량이 우리나라에 비해 20분에 1밖에 안 되는 13만5000대에 불과하고 관세장벽의 도움을 받은 것이지만 중국의 이러한 부상은 자동차 수출강국인 한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미국 IBM 기업가치연구소와 미시간대 교통연구소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이르면 2007년 독일을 따라잡고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상무부는 올 들어 10월까지 자동차 수출 물량이 자동차생산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수입 물량을 초과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상무부에 따르면 이 기간에 중국이 수출한 자동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13만5000대에 달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수입한 자동차는 12만8000대로 지난해에 비해 11.6% 줄었다. 중국 자동차 생산 급증은 우선 세계시장에 공급과잉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보인다. 중국 자동차 생산은 1993년 22만대에서 지난해 234만대로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러나 중국 자동차 품질은 내수시장용에 그칠 정도로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전체 생산대수 중 고작 4~5%만이 수출물량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현재 중국 자동차 생산 시설 등을 감안하면 중국 자동차 생산대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 분명하고 결국 세계시장에 공급 과잉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생산능력만 따지면 현재 수준인 234만대도 중국시장에서 공급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마카이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장은 "현재 건설하고 있는 자동차공장이 220만대를 쏟아내게 되면 대규모 공급과잉에 시달리게 된다"며 "신규 설립 계획단계인설비(800만대)까지 감안하면 공급과잉 문제는 훨씬 심각해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IBM 기업가치연구소와 미시간대 교통연구소 보고서도 이런 맥락에서 작성됐다. 중국 자동차업계 지도자 20명과 심층 인터뷰를 거쳐 작성된 이 보고서는 "인구1000명당 자동차 보급대수가 미국은 750대고 전 세계적으로도 평균 120대인 반면 중국은 고작 24대"라며 "중국 자동차산업은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자동차 생산량과 수출량이 이처럼 급증하고 있지만 중국 자동차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규정에 따라 내년 말까지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장벽을 철폐해야 한다. 또 중국 자동차 품질은 아직까지 일본이나 한국산과 경쟁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수출지역도 대부분 알제리 시리아 베트남 등 저개발국에 편중돼 있다. 관세장벽을 낮추면 외국 자동차 수입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안고 있다. 중국이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출도 기술장벽과 관세장벽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지리(吉利)자동차가 말레이시아에 CKD(부품조립) 방식으로 수출하려던 승용차가 말레이시아 정부의 자국 자동차보호정책에 묶여 공장가동이 불투명해졌으며 러시아도 중국산을 비롯한 동남아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높이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안전과 환경기준에 막혀 수출이 지지부진하다. 지리, 치루이 등 중국 자동차업체가 의욕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 상향조정 움직임이 일면서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수출물량이 수입물량을 초과했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그 물량이 미미한 수준이고 품질경쟁력도 낮기 때문에 큰 위협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IBM 기업가치연구소와 미시간대 교통연구소도 보고서에서 "중국 업계가 GM과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과 합작했지만 아직까지 충분한 기술과 전문지식을 전수받지 못한 것으로 믿고 있다"며 "중국 자동차산업이 일본과 견줄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시간대 교통연구소는 "주유소 부족, 할부판매 시스템 미비, 주차시설부족 등이 중국 자동차산업 성장잠재력을 훼손하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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