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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중국을 세계 최대 가전국으로 만든 일등공신은 바로 하이얼과 TC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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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관리자 |
등록일 : 2005-0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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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네, 마씨시티..세계 간판 가전업체들의 이름을 잘못 표기한 것이 아니다. 중국에는 아직도 외제품을 복제해 아시아 각국에 이같은 가짜 브램드명으로 덤핑 판매하는 업체들이 많다. 그러나 중국의 `싸구려 짝퉁`이 여전히 성행하는 와중에도 독자적 브랜드를 가지고 세계 안방을 공략하는 대륙의 기업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01년 일본을 제치고 명실 상부한 세계 최대 가전생산국으로 자리잡았다. TV 에어컨 세탁기 등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6%, 50%, 24%에 달한다. 오늘날 중국을 세계 최대 가전국으로 만든 일등공신은 바로 하이얼과 TCL. 한국으로 따지자면 중국판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업계 최대 라이벌인 하이얼과 TCL은 글로벌화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중국 가전산업을 `세계 최대`에서 `세계 최고`로 키워나가고 있다.
◆ 하이얼과 TCL
하이얼은 산둥성 칭다오에서 조그마한 냉장고 공장으로 출발했다. 1984년 설립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망해가던 이 공장은 현재의 하이얼을 만든 장루이민을 공장장으로 초빙해 벼랑끝에서 되살아 났다. 지금은 11개국 13개 현지공장에서 96종 15만100여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적 종합 가전 메이커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총 매출 800억위안을 기록한 하이얼은 지난해 중국 최고의 브랜드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대 브랜드중 중국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95위에 올랐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4대 제품은 중국 내수 시장 점유율이 각각 30%를 넘고 미국 소형냉장고 시장 점유율은 35%에 달한다. 매출 증가율 역시 기록적이다. 2001년 348만위안에 불과했던 매출은 1년만에 520억 위안으로 폭발한 후 작년에는 800억위안을 돌파했다. 하이얼의 눈부신 성장은 제품의 다양화로 설명될 수 있다. 초기 냉장고에만 집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세탁기, 에어컨, TV에 이어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두루 생산해내고 있다. 하이얼보다 3년 앞서 설립된 TCL은 광둥성 훼이저우에서 출발했다. 지방 정부가 운영하던 이 회사 역시 처음에는 소형 오디오 카세트를 만드는 공장에 불과했다. 광둥성 출신의 전형적인 중국 상인 리둥성 회장을 영입한 TCL은 이후 통신장비, TV, VCD, 에어컨, 세탁기 등 업종을 다양화했고 2001년에는 휴대폰 사업에도 뛰어들며 몸집을 키워나갔다. 결국 지난해에는 프랑스 최대 가전업체인 톰슨의 TV 부분을 인수하며 세계 TV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매출은 아직 하이얼에 비해서는 미미하지만 2002년 319억달러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393억달러로 확대됐다. 올해 초 중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TCL은 최근 `롱후(龍虎)계획`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내년 매출액 700억위안을 달성한 후 2010년까지 매출액을 배 이상 늘어난 1500억위안으로 늘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 하이얼 창조경영 vs. TCL 스타마케팅
하이얼의 성장 키워드는 속도와 창조다. 실제로 하이얼은 세계적인 가전 메이커들을 따라잡기 위해 최단기간내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해 시장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해오고 있다. 특히 하이얼의 창조경영 원칙은 제품에서 그대로 녹아 전해진다. 하이얼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을 위해 세계 최초의 소형 냉장고 겸 책상을 개발했는가 하면 60cm 이내로 접근하면 저절로 꺼지는 어린이용 `근시 방지 TV`를 선보이기도 했다. 평소 연예계 소식을 잘 접하는 사람이라면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하이얼보다도 TCL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것이다. TCL은 탤런트 김희선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IBM중국의 스타 우즈홍을 영입하면서 TV업체에서 대표적 휴대전화기 업체로 거듭났다. TCL은 휴대폰 시장 공략을 위해 젊은 소비층을 타겟으로 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방안을 찾았고 한류열풍의 주인공 `김희선 카드`를 빼들었다. 또 휴대폰을 담당하는 정보통신분야 사장에 중국의 칼리 피오리나로 불리는 우스홍을 영입하는 특단의 조치도 단행했다. 중졸의 학력에 간호보조원 출신의 우스홍은 IBM 중국본부사장,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본부장 등을 거치며 중국 IT업계의 황후로 떠오른 여걸. 이회장은 우스홍과 김희선이라는 여성 스타들의 덕을 톡톡히 보며 2년만에 모토롤라, 노키아를 제치고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1위를 쟁탈했다.
◆ `망치맨` vs. `중국 상인`
하이얼과 TCL이 이같이 성장한 데는 최고경영인의 능력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붉은 자본가`로 불리는 중국 토종기업인인 이들은 망해가던 애물단지들을 불과 20년만에 중국 최대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하이얼의 조타수는 장루이민 회장 겸 CEO. 원래 그는 하이얼의 공장장으로 취임하던 84년 칭다오시의 평범한 경제관리에 불과했다. 당시 부실국유기업인 하이얼 냉장고 공장의 관리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회사를 경영하기 시작해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파격적인 회사운영으로 하이얼의 성공을 견인했다. 장루이민 회장은 특히 `망치맨`으로도 유명하다. 초창기 시절 불량 냉장고 76대를 직접 망치로 깨부순 사건은 장회장에 대한 소개가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유명한 일화다. TCL 신화를 일군 리동성 회장은 하이얼 장 회장에 비해서는 부드러운 면이 있으나 역시 대륙인다운 배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 이회장은 10대 때 협동농장에서 강제노역을 경험하는 등 문화대혁명에서 살아남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인물로 광둥성 공화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82년 대학 동창들과 당시 돈 600달러를 훼이저우 시정부에서 빌려 TCL 지분을 인수했다. 상인의 고향이라는 광둥성 사람답게 리 회장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특유의 천재적 중국 상인 기질을 발휘하며 회사 덩치를 불려나갔다. 리 회장은 특히 베트남 시장을 공략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는 90년대말 인구는 8000만명이나 되지만 TV가 별로 보급되지 않은 베트남에 눈을 돌렸고 시장 선두주자였던 소니와 삼성에 비해 저렴한 제품을 생산, 판매해 큰 이득을 보고 있다.
◆저우추취..`Made by China`를 꿈꾼다
하이얼과 TCL은 최근 중국 기업들에게 불고있는 `저우추취(走出去. 해외로 나간다)` 바람의 중심에 서있다. 이미 2002년 독일 TV제조업체인 슈나이더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TCL은 작년 11월 프랑스 톰슨의 TV부문을 인수, 업계의 `빅뱅`을 이끌어냈다. TCL이 톰슨의 TV부문과 합병할 경우 연간 1800만대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TV생산업체가 탄생하게 된다.2002년 1300만대를 팔아 세계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를 제치는 셈이다. 하이얼의 세계화 추세도 무섭다. 일찌감치 독자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하이얼도 사우스캐롤라이나 냉장고 공장을 대폭 확대해 연간 50만대의 생산 규모를 갖췄다. 또 일본의 산요와도 손잡고 일본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하이얼과 TCL은 과거 싸구려 제품의 대명사인 자사 제품을 해외에 내놓는 `Made in China`의 벽을 넘어 국외 현지법인 생산 체계를 갖춰 `Made by China`를 이뤄나가겠다는 원대한 꿈을 착실하게 현실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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