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초등학교 6학년생이 고교 2학년이 되는 2012학년도에는 고교 2~3학년 교육과정에서 체육이 필수 과목이 된다. 또 음악·미술 수업 시간도 지금보다 크게 늘어난다. 대신 이들 과목에 대한 내신평가는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점수나 석차를 매기지 않고 학생부에 ‘합격’ 또는 ‘불합격’으로만 표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3일 필수 교과목 추가 지정과 수업시간 연장 문제 등을 둘러싸고 그동안 심한 논란을 빚었던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안을 이같이 확정, 2009년부터 초·중·고교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가장 심했던 고교 2~3학년 선택과목군은 현재 ‘국어·도덕·사회’, ‘수학·과학·기술·가정’, ‘음악·미술·체육’, ‘외국어’, ‘교양’ 등 5개 과목군에서 6개로 늘리기로 했다. 한데 묶여 있던 ‘음악·미술·체육’ 과목군을 ‘음악·미술’과 ‘체육’으로 분리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12학년도 이후에는 고교 2~3학년 때 체육 4단위(한 학기 동안 주 1회 수업을 할 경우 1단위), 음악·미술 4단위를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이종서 교육차관은 “입시 위주의 과목 편중을 막고 지·덕·체의 조화로운 인격을 기르기 위한 것”이라며 “다만 이들 예체능 과목의 수업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평가 방법의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예체능 과목은 점수를 매기지 않고 ▲합·불합격으로만 처리하는 방안 ▲학생부 비고란에 ‘위 학생은 작곡에 뛰어난 자질이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학생의 장점을 서술해 표현하는 방안 ▲수능 9등급제처럼 등급으로만 표시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개정안은 또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학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고교 1학년 과학과목 수업시간을 주당 3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들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역사 교육도 강화했다. 중·고교 사회 교과에서 역사 과목을 떼어내고, 고교 선택과목으로 ‘동아시아사’를 신설했으며, 고교 1학년 역사 수업 시간을 주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렸다.
개정안은 또 주5일 수업제의 시행으로 학교급별로 자율 수업시간을 연간 34시간(주당 1시간) 범위 내에서 감축하되(초등 1~2학년 제외), 초등학교와 고교 2∼3학년은 학교 자율로, 중1∼고1학년은 재량활동 중 교과와 성격이 유사한 교과재량활동에서 줄이도록 했다.
교육부는 이번에 마련된 새 교육과정을 2009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수업시간이 줄어든 사회과 교사들은 논의 과정에서 여론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향후 교과서 집필을 거부하기로 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새 교육과정 채택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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