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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그믐날 저녁식사 위해 21억명 대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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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관리자 |
등록일 : 2007-0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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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춘제가 가장 중요한 명절로 공식적으로 1주일을 쉽니다. (노동절·중국 국경절도 1주일 연휴입니다) 개혁개방의 바람을 타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연해의 대도시에서 돈을 벌다가 설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 대이동이 일어납니다.
사실 국민 대이동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춘제 전 15일부터 춘제 후 20일 사이에 대이동이 일어납니다. 올해 중국의 춘제 여객운송량은 총 21억 7000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중 기차는 1억 5500만 명. 도로는 19억 7000만 명. 배는 2840만 명. 비행기는 1930만 명입니다. 정말 대단한 숫자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차표 한 장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며칠 전부터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려야만 기차표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데 모두들 기를 쓰고 귀향하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그믐날 저녁의 가족식사를 위해서입니다. 그믐날 저녁의 퇀위안판(團圓飯) 가족식사. 이것이야말로 일년 중 가장 중요한 가족 식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죽하면 중국 고대에는 감옥의 죄수들까지 이날만큼은 집으로 보내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이 퇀위안판은 흩어져 있는 가족들 사이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하는 중요한 한 끼 식사인 셈입니다. 어른들은 슬하의 자식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함께 명절을 즐기는 것이 좋고. 젊은 세대는 자신들을 키워주느라 고생하신 어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자리로 여깁니다.
이전에는 퇀위안판을 여자들이 준비한 음식으로 집에서 치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관습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외식하는 가정이 늘어났습니다. 여자들이 편해졌죠.
외식하는 가정이 늘다 보니 명절 때 식당을 잡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상해에서도 올해 식당에서 가족식사를 할 사람들이 1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에 식당들은 작년에 비해 가격을 10％ 정도 인상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벌써 상하이에는 퇀위안판 예약이 전부 끝났습니다. 설날에는 어디 가도 식사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외에 중국에서는 설날 하면 빠지지 않는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폭죽과 마작입니다. 그믐날 밤 12시가 되기 전부터 설날 새벽 1시까지는 아마도 전 중국 대륙이 폭죽소리에 뒤덮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국인들이 이렇게 폭죽을 터뜨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믐날 저녁에 폭죽을 터뜨리면 귀신을 몰아낼 수 있다는 전통입니다. 또 하나는 새로운 부뚜막 신을 영접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일년 동안 귀신 없이 여유롭고 풍족한 생활을 보장해 달라는 기원이기도 합니다.
폭죽 외에 설날에 즐기는 오락으로는 마작(麻雀)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마작은 중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오락 활동입니다. 대부분의 중국 가정은 춘제 때 가족끼리 마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약간의 도박성을 띠게 되는데 큰 도박은 아니고 가족들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그런 수준입니다. 한국의 고스톱과 비슷합니다. 집안의 마작소리로 온 동네가 떠들썩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 하나 중국에서는 그믐날 저녁 <춘제완후이(春節晩會)>라는 TV프로그램을 보는 습관이 있답니다. 춘제완후이는 중국의 최대 관영방송사인 CCTV에서 그믐날 저녁부터 설날 새벽까지 진행하는 가요·댄스·코미디 등 여러가지 프로그들을 섞어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입니다. 1년에 한 번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다른 오락 프로그램이 없던 70년대 말~80년대 초에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그 인기가 많이 시들해졌지만 그믐날 저녁 모여 앉아 같이 보는 습관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종의 문화가 돼 버린 것이죠. 높은 시청률에 따라 광고비도 최고 수준입니다. 10분 정도에 총 1억 위안(약 121억원)을 웃도는 광고비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이 이 광고 시간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제 이틀 후면 우리의 설날. 중국의 춘제가 옵니다. 한국과 중국 모두 설을 보내는 풍속은 다르지만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도 가족과 함께 풍요롭고 즐거운 설날을 보내길 기원합니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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