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17전대 정치보고서 분배중심의 '좋고도 빠른 경제' 주창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된 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 자격으로 오전 9시부터 11시20분까지 2시간 20분 동안 정치보고를 낭독했다. 그가 64쪽 2만8천자의 분량의 보고서를 낭독하는 동안 무려 44번의 박수가 쏟아졌다. 향후 5년간 중국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후 주석의 정치보고<표참조>에서는 대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필요한 반성과 비전 제시가 이뤄졌으며, 상당부분 경제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후 주석은 이날 향후 5년간의 중국 경제가 '우호우쾌(又好又快)'에 있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우호우쾌'는 '좋고도 빠른 경제'다. 지난해까지는 빠른 성장을 중시한 '우쾌우호'였지만 올해부터는 '우호우쾌'로 바뀌었다. '쾌'보다 '호'를 앞세운 것은 성장방식까지 고려해 '좋은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후 주석의 집권 2기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를 깊게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후 주석은 이런 미래의 경제발전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8대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자주창신(自主創新)능력의 제고와 창신형 국가의 건설이다. 기초·첨단기술에 대한 연구와 사회 공익성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 기술인력을 배양함으로써 자주 브랜드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남의 것을 베끼기에 급급했다면 앞으로는 자주기술로 세계와 겨루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경제발전 방식의 변화와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중국은 수출과 투자위주의 성장방식으로 무역 상대국과의 마찰은 물론 위안화 절상압력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성장전략에 따라 2차 제조산업 중심에서 1, 2, 3차 산업의 조화를 이루는 산업구조의 정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농촌 건설을 통한 도시와 농촌 간 소득격차 해소, 에너지 절약형 경제와 생태환경 보호도 우선순위에 올랐다. 시장경제 발전에 따른 공정경쟁, 물권보호 등 기본적인 경제제도의 완비도 주요 과제로 지적됐다.
후 주석은 또 은행, 증권, 보험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자본주의 시장구조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위안화 환율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점진적으로 자본계정의 태환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중국 경제를 개방형 경제로 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큰 시각에서 보면, 개방을 확대하고 개방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 후 주석이 향후 5년간 중국경제를 이끌고 가려는 이정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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