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은 현지직원들 교육시키고, 사무기기와 인사조직 등을 비롯한 각종 시스템을 개편하고, 중국 소비자들의 행태분석을 하는데 보냈습니다." NHN이 지난해 6월 중국 하이홍(海虹)사와 제휴를 맺고 게임포털 '롄종'을 공동운영한지 1년여를 맞은 김정호 롄종 공동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공동대표에 취임하자마자 사내에 배드민턴 동호회를 만들고, 중국 간부들을 한국과 일본에 데려가 교육을 시키고, 의전용 차량을 팔아 직원들 PC를 교체했다"며 "이렇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만 6개월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도 직원들의 복리후생 등에 힘쓴 것으로 유명하다. 합리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놔야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때문이다. 실제 NHN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할 때 김 대표는 여직원들을 위해 보육원과 사내 수유시설을 만들기도 했다. NHN이 아직 분배보다 성장에 비중을 두고 있는 인터넷 벤처기업이라는 측면에서 이같은 김대표의 조치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란 게 사내 안팎의 평가다. 회사와 직원간의 관계가 신뢰보다는 철저한 계약으로 맺어진 중국에서 직원들의 교육과 복리후생에 과감한 투자부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러한 생각에서다. 중국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게 아니라 대륙의 인터넷 시장에 안정적인 자리매김을 하기 위한 장기포석을 놓은 것. 그러나 이러한 장기전략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야심차게 중국시장에 진출했는데 보여줄 만한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않자 본사에서조차 '뭐하고 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시스템 정비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지난해 말, 갑자기 중국 당국에서 게임의 사행성을 문제삼으면서 롄종이 운영하던 게임 중 상당수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롄종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때 문을 닫은 게임들은 롄종의 중국측 파트너인 하이홍사와 힘을 합쳐 중국 당국을 설득, 지난 5월 새로 문을 열었다. 이 때문에 올 2분기까지 분기매출은 한창때인 지난해 4분기의 2600만위안(元)의 절반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김 대표는 매출이 절반으로 줄만큼 타격을 입었지만 이때 받은 영향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임의 절반가량이 문을 닫았다 다시 서비스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의 명확한 기준이 세워졌고, 재오픈한 게임들은 정상게임으로 완전히 공인을 받은 셈이 됐기 때문이다. 롄종은 올 하반기, 국내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골프게임 '당신은 골프왕'을 비롯한 새 게임들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그동안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행태 분석 등을 통한 현지화와 한국과 일본의 앞선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결합시키겠다는 것. NHN은 롄종을 공동경영하면서 불과 1년만에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려놓았다. 무한한 중국시장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뻗어나갈 기초를 마련한 셈이다. 김 대표는 "지난 1년간 일할 수 있는 토대를 열심히 만들었고, 심한 어려움도 겪어봤다"며 "덕분에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는 1년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깊어졌고, 롄종이 중국 전체에서 일하고 싶은 회사 46위에 선정될 만큼 현지화에도 성공했다"고 말했다. 실제 롄종의 사원 모집에는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등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명문대 졸업생들까지 몰려들 정도라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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