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레·强달러.. 주눅 든 아시아 통화들 [2008-06-17]
원화, 올해 亞통화 중 달러 대비 가장 큰 폭 하락
원자재 가격 급등과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는 유가에서 촉발된 인플레이션으로 세계 경제가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었다.각국 정부는 인플레를 막겠다며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통화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해 정부의 어떤 대책도 특효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지난 14일 일본 오사카에서 폐막한 선진 8개국(G8) 재무장관회의에서 미국·프랑스·러시아 등 주요국 재무장관들이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아시아권 통화가 달러화 앞에서 바짝 움추러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세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권 통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 원화=올해 아시아 주요 통화 가운데 우리나라의 원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16일(현지시간) 원화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 10개 통화 가운데 달러화에 대해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원화는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10.6% 폭락했다.
한국은행은 대다수 국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체제로 전환한 것과 달리 지난 12일 콜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8월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후 계속 동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환율 상승까지 주도하며 인플레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뒤늦게 물가를 억제 하기 위해 환율 하락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6일 공식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달러당 1040원대였던 환율은 1030원대로 급락했다.
◆중국 위안화=아시아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는 통화는 중국의 위안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분기에는 4.2%, 2분기에는 1.6%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16일 리포트를 통해 위안화가 향후 일년 안에 10% 더 절상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16일 현재 6.9023위안인 위안ㆍ달러 환율이 12개월 안에 6.3위안대로 하락한다는 것이다. 2분기 들어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1.6% 상승해 탄력이 다소 둔화됐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는 중국 당국의 강력한 긴축정책이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7%로, 전월의 8.5%보다 0.8%포인트 낮아졌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올 하반기에 중국의 인플레가 5~6% 정도로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일본 엔화=1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지난 주 G8 재무장관 회의에서 나온 달러화 강세 지지 선언 탓이다.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에 신중하다는 관측이 확대돼 당분간 엔화 약세, 달러 강세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본은행은 1년 4개월째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하고 있다.덕분에 이날 도쿄 증시는 엔화 약세로 수출주들의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 거래일 대비 2.72% 상승한 1만4354.37엔으로 6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동화=지난주 1.9% 하락하면서 1998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한 베트남의 동화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만6616.5를 기록하며 0.02% 상승했다.
동화 가치 폭락에다 지난 5월 CPI가 25.2%를 기록하자 일각에서는 1997년 태국발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불거져 나왔다.
미 투자은행이나 경제전문가들은 베트남발 경제위기가 가시화될 경우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등 아시아 경제 전반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베트남 정부가 10만동짜리 화폐를 100동으로 1000대1 비율의 화폐 개혁을 단행할 것이고 이에 따라 여러 은행이 도산할 것이란 루머가 나돌면서 위기설에 힘을 실렸다.
하지만 전날 부 밴 닌 베트남 재무장관이 동화의 평가 절하를 유도하는 화폐개혁설 계획이 없다며 루머를 일축하자 동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베트남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올 들어 기준금리를 세 차례나 인상해 14%로 조정했다.
◆기타=인도 루피화는 8% 떨어졌고 태국 바트화도 4일째 하락했다. 필리핀의 페소화는 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에너지 보조금으로 주당 10억달러의 재정 손실을 겪고 있는 인도는 이달 석유가격을 11% 올렸다.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직접 나서 "기록적인 유가와 식량가격 상승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을 돕기 위해 균형 재정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쌀에 대한 필리핀 정부의 보조금만 해도 지난해 6500만달러에서 올해는 15배 늘어난 10억달러에 달해, 2006년 전체 재정적자에 맞먹는 규모로 늘어났다.
[출처--아시아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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