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월 29일 오후 베이징 차오양취에 있는 리두호텔 2층 대연회장. 왕징 인근의 난후공원 앞에 건설하고 있는 시티원 아파트 동ㆍ호수 추첨식에 400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넓은 연회장에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
한국인만도 80여 명이 참여하는 등 분양 첫날인데도 열기가 예상외로 높았다. 시티원 아파트를 분양하는 젠양부동산의 서길수 총경리는 "어떤 중국인은 몇 사람이 투자그룹을 만들어 1개층을 통째로 계약하기도 했으며, 13가구를 무더기로 구입하기도 했다" 고 밝혔다.
기본 인테리어를 포함할 때 쯓당 8000위안(약 120만원)으로 중국의 평균 소득을 감안하면 낮지 않은 가격인데도 임대용으로 아파트에 투자하는 중국의 중산층이 늘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과열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달아 오르고 있다. 서민용 아파트로 분양가격이 낮게 책정되는 "경제방" 의 경우 목좋은 곳은 좋은 동ㆍ호수를 배정받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다. 침대를 갖다놓고 며칠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아예 대신 줄을 서주고 일당을 받는 직업도 생겼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하는 비교적 고급 아파트인 "상품방" 도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소득 증대에 따른 고급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도 고개를 들면서 도시별 상품방 공급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자오샤오 국가자원부경제연구센터 박사는 "경제성장으로 소득은 늘어나는 데다 정부의 개발억제 정책으로 공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부동산시장 전망은 좋은 편" 이라고 말한다. 또 위안화 평가절상 전망은 일본의 88년 엔화 평가절상의 경험에서 보듯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열 억제책 잇따라＝중국은 부동산 투자 과열을 막고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조치는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 억제
-올 1월 발표한 "4호 문건"
토지 보상제도 개선 등이다. 과열 투자를 억제하고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은 각 은행에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돈줄을 죄도록 지시했다. 중국 개발업체는 대부분 자금을 은행 융자를 통해 조달하기 때문에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4호 문건" 이란 기존 토지개발권을 획득했으나 사업능력이 없어 토지만 점유하고 있는 폐단을 막기 위해 신규 개발을 한시적으로 전면 중단한 조치를 말한다. 또 기존 개발하지 않은 모든 토지를 양도할 때에는 공개경쟁을 통해 매각하도록 의무화했다. 즉 토지개발권을 따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타 인에게 양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또 농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토지보상기준 가격을 시장 가격으로 개선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상업 주택용지뿐 아니라 공업용지(개발구)의 무분별한 개발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외국인 부동산 구입 주의＝중국의 부동산시장은 한국과 달리 중고 주택시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하고 신규 분양 아파트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주거문화가 발전하면서 기존 주택 가격은 떨어지고 있으며 아직 토지 공급에 여유가 있어 아파트 가격 상승도 가파르지 않다. 외국인이 아파트를 구입(토지사용 기간은 50년)할 수는 있지만 유통구조가 뒤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부동산을 구입할 때
-지상권재산권등기증
-토지등기증
-매매계약서 등 3개 증서를 반드시 챙겨야 재산권 행사가 가능하다.
자금조달 측면은 한국보다 유리하다. 내국인은 20년짜리, 외국인은 15년짜리 장기대출을 연 3~5% 선의 이자로 융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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