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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과 매화는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꽃이다. 모란은 4~5월에 꽃이 피고, 매화는 12~2월이 제철이다. 모란은 향이 짙고 매화는 은은하다. 꽃이 화려한 모란은 부귀를, 추위를 이기고 피는 매화는 절개를 각각 상징한다. 그래서 동양화의 단골 소재가 된다. 중국에서 모란은 화북과 서북을 잇는 황허(黃河) 유역에 많고, 매화는 화동ㆍ화남 지역을 아우르는 창장(長江) 유역이 주무대다. 북의 모란, 남의 매화인 것이다. 두 꽃에는 역사도 함축돼 있다. 모란은 만주족이 세운 청(淸)의 국화(國花)였고, 매화는 중화민국 시기의 국화였다. 요즘 두 꽃은 엉뚱한 경쟁에 휘말려 있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중국의 국화(國花) 논쟁이 그것이다. 당초 중국은 모란, 매화, 연꽃, 난초, 국화 등 다섯 가지 꽃을 심사 대상에 올렸다가 90년대 중반 모란과 매화로 압축했다. 1990년대 중반 두 꽃 중 하나를 국화로 선정하는 안건이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상무위원회까지 상정되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근 중국 학계의 권위있는 기관인 공정원의 천쥔위(陳俊愉) 원사는 “하나의 꽃을 선정하지 말고 모란과 매화 두 꽃을 모두 국화로 삼자”고 제안, 61명의 원사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이른바 ‘일국양화(一國兩花)’ 주장이다. 홍콩ㆍ대만 통일을 위한 일국양제(一國兩制)가 국화 선정에까지 원용되는 것을 보면, 거대한 국토에 다양한 민족을 가진 중국의 통합이 쉽지않은 문제란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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